🍏: 문득 문득 기억나는 특별한 인연이 있나요?

EP.5 from. HYUN

2023. 4. 16.

현이레터의 비밀:

아래 이미지를 누르면 레터와 어울리는 노래가 나와요.

"이제는 더 이상 숨길 수 없어요, 사랑하고 있어"

고등학교 1학년 시절, 저는 그때도 말 많고 수다스러운 학생이었습니다. 노홍철을 아주 많이 좋아하고, 무한도전을 계속 돌려보고, 말끝에는 뿅! 을 붙이던 극성 노홍철 팬이었죠. 어찌나 하고 싶은 말도 많은지 친구들에게 편지 주고받는 것도 굉장히 좋아했는데요. 정확한 계기는 기억이 안 나지만, 제 친구가 쉬는 시간에도 과외 숙제를 하길래 장난삼아 그 친구의 과외 선생님께 쪽지를 남겼습니다. 그런데 며칠 뒤.. 친구가 대뜸 쪽지를 주는 겁니다. 과외선생님의 답장이라면서요. 그 이후로 과외선생님과 저는 펜팔이 되어 쪽지를 주고받았는데요.

10대 고등학생과 40대(추정) 과외 선생님의 쪽지는 굉장히 순수했습니다. 과외 선생님은 제 친구가 문제를 푸는 동안 짬짬이 답장을 써주시고, 저는 학교에서 그걸 읽고 답장을 쓰는 형식이었죠. 제가 답장에 뭐라고 썼는지는 지금은 기억이 잘 안 납니다만. 선생님은 정말 재미있는 내용들을 많이 써주셨어요. 재미있게 본 영화 <접속>에 대해 소개해주시고, 과거 과외 학생 중 유명해진 웹툰 작가를 소개해주시기도 하고, 지금까지도 즐겨 듣는 롤러코스터의 '숨길 수 없어요'라는 노래를 알려주시기도 했지요. 분명 제 기억엔 그 쪽지들을 다 모아뒀었는데.. 최근에 편지보관함을 정리하면서 버렸나 봅니다. 아~ 속상해~ 구독자분이 '습관'에 대해 소개해달라는 글을 써주셔서 갑자기 롤러코스터 노래가 떠오르고, 그 선생님이 생각났어요. 신기한 인연이죠?

이미지 출처: 제가 아주 좋아하는 웹툰 <즐거우리 우리네 인생>

인연이라는 건 나도 모르게, 너도 모르게..

이렇듯 인생에는 신기한 인연이 선물처럼 숨어있는 것 같아요. 지금은 연이 닿진 않아도 .. 함께했던 당시에 서로에게 힘이 되었다면 그것만으로도 제 역할을 다 한 거죠. 고등학교 시절의 저에게 다양한 것을 알려주신 그 과외 선생님이 그렇고요. 또 해외여행을 가서 만난 친구들이 그렇고요. 타지 생활을 하던 시절 서로에게 힘이 되어줬던 친구들이 그러하고요. 이 친구랑은 못 친해지겠는데? 싶었던 사람이 어느새 제 곁에 가장 오래 진하게 머무르는 사람이 되어있기도 하고요.

타지에서 살던 시절 친구들이 만들어준 생일 선물: 과자가방

지금도 종종 생각나는 사람들이 있어요. 특히 타지에서 만났던 친구들이요. 그때는 외롭고 힘들다 보니까 서로 빠르게 친해질 수밖에 없거든요. 애틋하고, 힘들면 도와주고 싶고, 아프면 걱정되고, 잘 됐으면 좋겠고.. 그래서 책임질 수 없는 말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어떤 친구는 제게 그랬죠. 저랑 같이 있으면 하나도 안 무섭고 다 할 수 있다고. 그러니까 한국으로 돌아가지 말라고요. 그런데 지금은 그 친구가 어떻게 지내는지 모릅니다. 그저 그 친구가 바쁘게 잘살고 있길 바랄 뿐이에요. 그 친구는 아마 잘 해낼 겁니다. 다만 저렇게 감동적인 마지막 인사는 한 여자의 인생을 계속 흔들어 놓으니까 여러분들은 저런 말을 함부로 하지 마십쇼.. 경고입니다..

머리 속에서 스쳐지나가는 수많은 사람들...

다만 되돌아보니 확실한 건...

함부로 말하지 말라곤 했지만. 요즘 생각하는 건 말이죠. 말은 할 수 있을 때 해야 한다는 거예요. 내가 억울하고 화나는 거든 뭐든 간에요. 그 상대에게 말을 전할 수 있을 때 해야 해요. 특히 좋아한다는 말은요. 나중엔 우리의 관계가 퇴색할지도 모르고, 너와 내가 뭘 하고 사는지 모르게 될 수도 있지만, 지금 그 친구가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는 사실과 그 친구의 존재가 저에게 큰 힘이 된다는 건 그 친구에게 말할 수 있을 때 말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좋아하는 연예인들 sns에 댓글을 의식적으로 남길 때가 있어요. 싫어하는 마음은 쉽게 표출되고 마음에 크게 와닿기도 하지만 적당히 응원하는 마음은 전해지기가 어려운 것 같아서요. 그런 의미에서 여러분도 오늘 친구에게 사랑 고백을, 좋아하는 방송 프로그램 MC에게 선플을 전해보는 건 어떠신지? 물론 저에게도요. 하하 농담~

재미있는 사실: 저는 코미디언 안영미씨를 매우 좋아해서 종종 댓글을 남기는데요. 코멘트 하나하나에 좋아요를 눌러주신답니다..

이거 먼슬리라고 써져 있는데 언제 수정하죠?

오늘은 인연과 관련된 저만의 추억이 담긴 노래들을 소개해드립니다.

여러분들은 모를 나만의 시크릿 ~~ ^^*

자주 보러 올게 꼭은 아니지만지켜보려 할게 시키지 않았지만

슬픈 봄비가 그리움 돼 날 적실 때 쯤에

후회와 미련으로 하루를 보낼 때 쯤에

그래 그땐 난 생각없이 갔었지 요즘 그 때의 생각이 나

다른 시간 속의 많은 모습 코 끝의 남은 느낌도

아무것도 넌 몰라 뭣도 네 눈에 보이는 게 다가 아냐

아무것도 넌 몰라 뭣도 네 눈에 보이는 난 내가 아냐

Lady you're a star Darling lead the way

I'll be down if I leave you And don't find you (whoo)

제가 즐겨 듣던 모든 노래엔 저마다의 추억이 있고 이미지가 있지만요. 여기 있는 노래들은 특정 인물이 떠오르는 노래들이랍니다. 저 노래와 관련되어 있는 사람들이 다 잘 살고 있기를 바라며.. 다음 주에는 어떤 주제로 돌아와야할까요? 생각해봤는데 저 그냥 음악 레터로 전향해도 될 것 같아요. 아님말고 ㅋㅋ

배너 이미지에 어떤 그림들이 있는지 맞추면 천재

님. 지난번 레터는 어땠나요? 아니 있죠.. 제가 저번 레터를 정말 열심히 공들여 보냈는데요. 많은 분들이 재미있게 봐주신 것 같더라고요. 재미있게요. 어찌나 재밌었는지 레터 보고 나서 다들 사라지시더라고요. 원래 피드백이 10건 정도 들어왔는데 저번엔 ... 그래서 앞으로는 레터에 힘을 덜 줘야겠어요. 농담이고요. 재미있게 봐주신 것 같아 저야 감동입니다. 클릭율이 높더라고요? 다들 최애 아이돌은 누구였는지 궁금하지만 사실 저야 일방적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데 이렇게 하니까 팟캐스트 하는 것 같고 소소한 재미가 있어요. 다른 형식의 레터도 만들어볼까 고민되고요. 저번에 소개해드린 The Best Offer 는 감상하셨나요? 저는 요즘 이 영화로 영어 공부를 하고 있어요. 대본을 다운 받아 읽고 있는데 따라 읽는 맛이 있는 영화라 세 번을, 네 번을 틀어놓고 읽어도 재밌네요.

오늘도 그림 명화는 아니지만요. 명화 하나를 소개해드립니다. 2007년 작 Man From Earth 예요. 한국에서는 맨프럼어스 라는 이름으로 개봉했어요. 왓챠에서 보실 수 있고요. 저처럼 적당히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보기에 굉장히 흥미로운 영화입니다. 저는 이야기를 굉장히 중요히 생각해서, 영상미도 좋지만, 영화가 가진 흡입력에 대해 많이 고민하는 편인데요. 이 영화는 극 중 등장하는 배경은 단 한 곳, 주인공의 집이고, 특출난 효과와 연출 없이 주인공의 과거에 대한 서술만으로 영화가 진행됩니다. 혹시나 이 영화를 보지 않은 분들을 위해 스포는 하지 않겠습니다만.. 다음 주말에 무슨 영화 볼지 고민이 된다면 한번 감상해주세요. 그리구 꼭 ~ 후기 써주기! 그럼, 오늘도 안녕~!

레터! 짱 재밌다~ 공감되면 붐업 클릭 b

여러분들의 따스한 피드백은 다음 레터를 보낼 에너지가 된답니다. 레터가 재미있었다면 친구에게 소개부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