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연애 예능 프로그램을 즐겨보시나요? 저는 나는솔로를 통해 연프에 입문했는데, 꽤 늦게 합류한 편이에요. 처음엔 나는솔로의 룰도 이해가 안 되고, 일반인한테 몰입하는 것도 이해가 안 되고, 전 국민이 열을 내고 썽을 내는 모습이 도통 이해가 안 됐었거든요. 그 이후에 계속해서 유행하는 솔로지옥과 환승연애에도 저는 별다른 흥미를 느끼지 못했어요. 남의 연애? 크게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어쩌다가 제가 볼 마음을 먹었는지는 정확히는 기억이 나질 않지만, 첫 시작은 나는솔로 16기 <두 번째 돌싱특집>이었던 것 같아요. 누군가가 이 시리즈는 휴먼다큐라고 하길래 ‘그게 뭔 소리야’ 싶었는데, 지금은 그 말에 백프로 동의합니다. 보면서 교훈도 많이 얻었고요. 출연자 인스타그램도 기웃기웃하게 되고, 회차 끝나면 리뷰도 찾아보게 되고, 누가 누구랑 잘 됐는지 방송 이후에도 챙기게 되더라고요. 그렇게 16기를 시작으로 10기(첫 번째 돌싱특집)도 보고, 22기(세 번째 돌싱특집)도 챙겨봤어요.

돌싱특집이 재미있는 이유는 사람을 입체적으로 평가하게 되기 때문인 것 같아요. 연애 상대로서만 평가하는 게 아니라 누군가의 전부인, 전남편, 그리고 누군가의 엄마 아빠로도 그 사람을 보게 되어서 참 다면적이고 복합적으로 볼 수 있게 되거든요. 연애상대로는 별로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좋은 아빠 같거나, 전 배우자에게 예의 있게 행동하는 모습만 봐도 사람이 괜찮게 느껴지고요. 그래서 함부로 미워하거나 재단하기가 어려워져요. 근데 또 솔로나라에서 행동거지가 별로면 머리끝까지 열이 치솟고... 그게 돌싱특집의 매력이에요. 또 그뿐인가요, 돌싱이면 자녀 유무와 만나고 난 뒤 또 자녀를 낳을 것인지에 대한 문제, 재산 상태, 장거리 연애인지의 여부와 이혼 사유까지 다각도로 재면서 연애 상대를 골라야 한다는 것도 정말 재미있습니다.

또 누군가의 엄마/아빠인 사람도 사랑 앞에선 다시 유치해진다는 게 재미있는 관람 포인트입니다. 솔로나라의 음식엔 무슨 약이라도 타는 거 아닐까요. 그러지 않고서야 4박 5일, 5박 6일이라는 시간 안에 저렇게 사람들이 사랑에 미친다는 게 말이 안 되잖아요. 어떻게 사람이 발레를 하고 싸우고 울고 그럴 수가 있는 건지 나 믿을 수가 없네.. 회사 워크숍에 가서 돈을 50만원을 준다고 해도 난 못할 것 같은데. 제가 나는 솔로를 비롯하여 모든 연애프로그램을 볼 때 제일 자주 하는 말은 ‘아니 진심 밥에 약 탔냐고‘ 입니다. 그러지 않고서야 사람이 이틀 만에 미칠 수가 있냐면서. 사랑이 대체 뭐길래... 

나는솔로를 아직 안 본 분이 있다면 10기, 16기, 22기를 추천드릴게요. 다른 레전드 기수도 많지만, 이 세 기수는 연애프로그램이 아니라 휴먼다큐라고 생각하고 봐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출연진분들에게 애정이 생기면 그분들이 나오는 나솔사계:(나는솔로 사랑은 계속된다)를 보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ㅋㅋ 딴말인데 저는 데프콘이 더 좋아졌어요. 너무 촌철살인이라.. 명쾌하게 한마디씩 대신 해주실 때 정말 희열을 느낍니다. '정말 현명하다 현명해' 이런 감탄사가 절로 나와요. 힙합비둘기에서 연애솔로몬으로 이미지가 바뀌었습니다.

👰 결혼할래 안 할래?

아 쫌 고민되긴 해

남주긴 아깝긴 해

결혼하고 싶은 거 같기도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