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이 가진 여름의 행복구슬을 저에게도 보여주세요

여러분은 여름과 겨울 중, 어떤 계절이 더 좋은가요? 사실 저는 모르겠어요.

초여름이 되면 아 ~ 역시 여름 좋지~ 라고 했다가 여름의 절정이 되면 여름 죽어. 라고 하고,

겨울이 오면 아~ 역시 겨울 감성이지~ 했다가 귀가 떨어질 것처럼 추워지면 아 겨울 꺼지라고! 하곤 하는데요..

사람 마음이 참 간사해요 그쵸. 겨울이 되면 괜히 여름 사진을 꺼내어보고 여름엔 또 겨울에 눈이 한가득 온 사진을 보고 .. 그럴 때마다 느끼는 게 지난 여름/겨울에 많이 놀아두길 잘했다. 라는 건데요. 여름에만 즐길 수 있는 것 혹은 겨울에만 즐길 수 있는 것들을 맘껏 즐기고 행복한 추억으로 남겨두니 다시 꺼내어 볼 때마다 마음이 풍족해지더라고요. 함께했던 사람들에 대한 애정이 깊어짐은 덤이고요.

지금 저는 조금 속세를 떠나 있기 때문에 겨울의 추억을 만들기는 어려울 것 같지만, 여러분들이 어떤 추억을 쌓아갈지 궁금하고 그래요. 그래서 여러분들이 올 여름 뭘 하고 놀 건지, 어떤 추억을 쌓을 건지 계획이 참 궁금하고 이미 여름의 행복구슬을 만들었다면 저에게 자랑해주면 좋겠어요. 저는 한국 여름하면.. 통창이 열린 횟집에서 친구와 함께 소주를 마시며 회 먹는 것이 참 좋은 것 같습니다. ^^ 호호.

좋은 추억도 힘든 기억도 언젠가는... 

저는 마음에 무거운 일이 턱하고 얹히면 엄청나게 게을러진다는 단점이 있는데요. 그래서 작년 7월부터 현이레터도 부진하게 보내고 올해도 늦지 않게 돌아오겠다는 모호한 말과 함께 편지를 보냈었어요. 근데 결국 마음이 무겁게 만드는 일들은 커다란 바위가 돌로 변하는 것처럼 자잘하게 깎여 나가고, 그 돌도 결국엔 모래가 되어서 제 마음을 단단하게 잡아주는 모래주머니가 되어주는 것 같아요.

그 모래들이 수북이 쌓인 커다란 해변의 모래사장을 걸으며 그땐 그랬었지 .. 할 수 있게 된달까요? 그리고 그 모래들은 행복한 기억들과 함께 저의 바다를 이루곤 하는데.. 저는 이제 이 모든 과정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요 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려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기록하고, 나누고 싶어요.

님에게 상처가 되는 일이 생기지 않길 바라지만, 그래도 어떤 일로 인해 상처 받았다면, 성장의 기회로 삼아봅시다.

심지어 님 전혀 성장하지 못한대도 상관 없습니다. 

그럼 안녕 !

7월 중으로 또 올게요.